가족의 사랑을 되새기는 5월, 낯설고 물설은 한국에서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외국출신 여성들에겐 이 달의 의미는 남다르다.
이주 여성 가운데 주부와 직장인, 대학생으로 1인 3역을 거뜬히 해내는 억측 아주머니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화제의 주인 공은 스즈끼마유미(鈴木眞由美 48세)씨.
현재 경기도 구리시서 남편과 아이 셋 등 다섯 식구로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그는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자란 일본인. 일본의 한 병원에서 간호 일을 하다가 한국인 남편과 만나 지난 92년 결혼하고 이듬해 한국에 정착했다.
한국 생활 18년째로 한국 아줌마가 다 된 그지만 한국에서의 초기 생활은 녹녹하지 않았다.
문화와 생활습관의 차이에 한국말로 대화가 되지 않다보니 외국인으로서의 소외와 고립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고. 때문에 신혼 초 울기도 많이 울었단다.
“ 이젠 당시 일들이 추억담이 됐고 요즘은 된장과 김치가 없으면 밥맛이 나지 않는다 ” 고 너스레를 떠는 그지만 다문화 가정의 힘든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이런 경험들을 살려서 자신과 같은 다문화가정 외국인 여성들의 사회적응을 돕고 싶은 게 그의 꿈.
스즈끼씨는 이런 꿈에 한 발 다가섰다.
직장생활 중인 그녀는 2003년 가족치료사 2급 자격 취득을 시작으로 성격과 인성 파악 프로그램인 한국 에니어그램 1, 2과정 수료, 집단상담사 2급 자격을 취득한 가운데 최근에는 주말을 이용, 일본 다문화가정을 위해 가정폭력상담소에서 상담원으로 나서고 있다.
“ 이들 여성들에게 양육문제, 보건복지, 노년기의 안정적 보장 등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을 해줘 작게는 그들의 소외감과 힘겨움을 함께 나누고, 크게는 사회공동체로 함께 살기 좋은 글로벌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그는 전문적인 지식을 더 쌓기 위해 올해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 내가 한국의 대학생이 됐다는 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그는 올해 영진사이버대학(사회복지계열)에 외국인 출신 1호 신입생으로 과(課) 동기들과의 각종 모임에 참석 하고 특강도 듣는 등 대학 생활에 재미를 솔솔 느낀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요즘 무척 바쁜 일과를 보낸다.
직장에서 퇴근해 집안일을 마치면 어김없이 컴퓨터에 앉아 강의 듣기에 집중한다.
“ 결혼 후 지금까지 자신을 위해 이렇게 시간을 투자한 적이 없었다.”는 그는 가족들의 응원과 지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이런 만큼 학습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아직도 생소한 한글 단어는 사전이나 번역기를 통해 찾아보며 공부한다.
일본과 다른 문화 중 하나로 한국에서 ‘정’을 배웠다는 스즈끼 씨. “한국인은 마음이 가는 곳에 몸도 따라가는 민족”이라며 남에게 해주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바로 행동하는 한국인들이 아름답단다.
“ 5월, 대학MT 땐 남편과 같이 참석해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대학생활의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는 스즈끼마유미 씨. 그녀의 경험과 전문 지식이 한국의 많은 다문화가정에 행복 바이러스로 널리 퍼져가길 기대해 본다. 손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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