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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토끼 잡은’ 지터의 金

대구도깨비 뉴스 2011. 8. 31. 05:57

ⓒ (주) 경안일보




베테랑 카멜리타 지터(32)의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금메달 수확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터는 2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대회 여자 100m 결승에서 10초90으로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터의 이번 대회 금메달은 개인적으로도, 미국에도 큰 의미가 있는 금메달이었다.
우선 지터는 이날 금메달 획득으로 숙원을 풀었다.
지터는 현역 선수 중 가장 빠른 100m 기록(10초64)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다. 지난 2009년 상하이 그랑프리대회에서 지터는 이 기록을 세웠다. 지터는 23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는 플로런스 그리피스 조이너(미국)의 세계기록(10초49)를 깰 수 있는 후보로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지터는 올림픽이나 세계대회 금메달과 좀처럼 연을 맺지 못했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부상으로 대회에 좀처럼 나서지 못했던 지터는 2007년 오사카세계대회 100m에서 3위에 그쳤다. 2009년 베를린세계대회에서도 그의 100m 순위는 3위였다.
올림픽도 지터를 위한 무대는 아니었다. 대회에 거의 나서지 못했던 2003~2005년 이후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열렸지만 지터는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지터는 32세에 처음으로 세계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묵은 한을 풀어냈다. 자신보다 3~8살 어린 선수들을 제치고 이룬 쾌거였다.
지터의 금메달은 최근 몇 년 동안 단거리에서 자메이카에 밀려 ‘육상 강국’의 자존심을 구기고 있던 미국의 체면을 살리는 것이기도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세계대회와 올림픽에서 단거리 종목 금메달은 자메이카가 휩쓸었다. 남녀 모두 마찬가지였다.
2005년 헬싱키세계대회에서 미국의 저스틴 게이틀린, 로린 윌리엄스가 나란히 남녀 100m 금메달을 땄다.
2007년 오사카세계대회에서는 남자 100m에서 타이슨 게이(미국)가 금메달을 땄다. 남자 400m 계주, 여자 400m 계주 금메달도 미국이 휩쓸었다. 2007년 남녀 200m 금메달(타이슨 게이, 앨리슨 펠릭스)도 모두 미국의 차지였다.
그러나 여자 100m 금메달을 자메이카의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에게 내주면서 자메이카의 공세가 시작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단거리의 대세는 자메이카 쪽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가 남자 100m와 2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휩쓸었다. 남자 400m 계주 금메달도 볼트를 앞세운 자메이카의 차지였다. 여자 100m와 200m 금메달도 자메이카의 셸리 앤 프레이저, 베로니카 캠벨-브라운이 가져갔다.
2009년 베를린세계대회에서도 볼트가 남자 100m, 200m에서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며 금메달을 따냈다. 여자 100m에서는 프레이저와 케런 스튜어트(자메이카)가 금, 은메달을 가져갔다. 남녀 400m 계주도 자메이카의 품에 안겼다.
미국이 베를린세계대회에서 따낸 단거리 금메달은 펠릭스가 여자 200m에서 수확한 것이 유일했다.
이런 가운데 지터의 금메달은 한동안 구겨졌던 미국의 체면을 조금이나마 살리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