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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 경기 볼 데가 없다

대구도깨비 뉴스 2011. 8. 31. 05:55

 

경기장표 80% 이상 기관·단체 … 생중계 비중 낮아 시민들 불만

 

 

 

ⓒ (주) 경안일보

대구세계육상대회가 29일 4일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세계적인 이벤트인 경기를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시민들의 불만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관심은 높아지는데 경기장 표는 매진상태로 그야말로 품귀 수준이고 그나마 TV로 보려 해도 주관방송사의 생중계 비중이 낮아 겨우 녹화중계와 스포츠뉴스 단신으로만 볼 수 있어서다.
조직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체 45만3,962석 가운데 44만8,000여 표가 판매돼 99%에 가까운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80% 이상이 기관과 단체에 팔린 상태다.
이에 개인이 표를 구하는 것이 마치 하늘의 별 따는 수준으로 어려운 분위기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스타들에 대한 언론보도로 표를 구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각종 스포츠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는 표를 판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경기장 주변에는 암표상도 출몰하는 등 그동안 푸대접했던 나라가 맞는지, 육상불모지 한국에 어울리지 않는 일들도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경기장을 보면 빈자리가 곳곳에 눈에 띈다.
조직위도 공식적으로 오전 세션의 경우 29일까지 3일간 평균 25%정도 빈 좌석이 나왔고 오후 세션에도 3일 평균 5%가량의 빈 좌석이 나왔다고 집계했다. 실제 많은 좌석이 빈 채로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조직위 측은 당장 해결방법이 없다는 분위기다. 사표가 될 지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인터넷이나 현장에서 표를 구할 수 있겠지만 원하는 표를 바로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특히 입장권 문제와 별도로 경기장에 올 수 없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국내서 열리는 경기를 TV로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대회가 시작된 뒤 각종 인터넷 게시판과 주관방송사 KBS 시청자 게시판에는 대회와 관련, 지금까지 수백 건에 이르는 항의성 글이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KBS가 방송중계를 독점함에도 100m 결승전 등 주요경기만 생중계하고 예선 및 준결승, 한국선수 출전경기 등을 생중계하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내용이다.
특히 국내에서 열려 시차가 없는데도 인기가 없어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생중계하지 않고, 밤늦게 녹화중계를 위주로 하는 것은 공영방송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 중계권을 독점하면서도 전혀 준비가 안 된 수준 낮은 해설과 선수 인터뷰 내용, 카메라 중계기술도 문제 삼고 있다. 육상발전에 보탬이 되겠다는 방송국의 진의조차 의심하고 있다.
시청자 항의로 부랴부랴 KBS가 9월1일분부터 방송 확대를 결정했지만 폐막식 중계를 안 한다는 얘기에 또다시 몰매를 맞고 있다.
대구시민들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경기 흥행이 저조할 경우 KBS와 정부를 탓할 분위기다. 대구시와 시민들의 성공 열망에 비해 그동안 정부 등이 말만 앞세웠을 뿐 지원도 없이 외면하는 태도를 취한다는 것.
A씨는 한 포털게시판에 “주말에 중계를 않고 다른 방송 재방송만 했다. 수신료 올려 받으려 하면서 세계육상이 드라마와 오락프로 재방송보다 못하다는 말이냐”며 “예전 도청사건이나 7대 경관사건에서 보듯 역할을 못하는 KBS가 대한민국 공영방송이란 게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B씨는 KBS게시판에 “자기가 하기는 싫고 남 주기는 아까운건지 아니면 아나운서들이 예능만해서 아나운서들이 부족해 방송을 못하는건 지 궁금하다”며 “다른 방송사에 민폐 끼치지 말고 시청자를 위해 내년 아시안게임은 독점방송하지 말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대구에 산다는 C씨는 “서울에서 경기가 열려도 정부가 이렇게 비협조적으로 했겠냐”며 “경기력은 어쩔 수 없겠지만 홍보 등에 뒤로 빠지는 소극적인 정부의 행태를 보면 지방은 호구로 보고 있다. 지방분권이 이래서 필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중계확대는 의지만 있다면 바로 해결 가능한 것”이라면서 “입장권 문제도 조직위가 사표 파악 등 현장 입장권 등을 추가판매 조치를 빨리 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