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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 남자 200m 금메달…박칠성, 50km 경보 한국新

대구도깨비 뉴스 2011. 9. 4. 16:44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100m 실격의 아픔을 딛고 200m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볼트는 3일 오후 9시20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승전에서 19초40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09년 베를린대회에 이어 2연패다.
볼트가 기록한 19초40은 올해 최고 기록으로 종전 기록 역시 볼트가 6월에 오슬로에서 세웠던 19초86이다. 0.46초 단축한 것이다.
볼트는 출발 반응속도에서 0.193초로 8명 가운데 가장 느렸다. 100m에서 부정출발로 실격 당한 것을 의식한 듯 여유 있게 출발했다.
하지만 가장 빨랐다. 곡선 주로에서 경쟁자들을 하나둘 제치더니 마지막 100m 직선주로에서 독보적인 레이스를 펼치면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월터 딕스(25·미국)는 100m에 이어 이번에도 2위를 차지했다. 19초70. ‘백인 볼트’로 불리는 프랑스의 크리스토프 르메트르(21)는 프랑스기록 19초80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00m 최강자이기도 한 볼트는 지난달 28일 남자 100m 결승에서 부정출발로 실격 당하면 대구대회 최고의 이변을 연출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지만 트랙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떠나야 했다.
그러나 심사숙고해 200m에서 제 기량을 선보이며 단거리 최강자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볼트는 대회 마지막날인 4일 열리는 남자 400m 계주를 통해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한국 남자 경보의 간판 박칠성(29·국군체육부대)은 대구 시내에서 열린 남자 50km 경보에서 3시간47분13초를 기록, 한국기록을 갈아치우며 7위에 올랐다.
박칠성은 지난 4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경보챌린지대회에서 세운 3시간50분11초의 한국기록을 5개월만에 약 3분 앞당겼다.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삼았던 박칠성은 목표도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대표팀 가운데 '톱10' 진입에 성공한 것은 박칠성이 남자 20km 경보에서 6위에 오른 김현섭(26·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기록을 경신한 것도 남자 10종경기의 김건우(31·문경시청) 이후 한국대표팀에서 두 번째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바쿠린(25)이 3시간41분24초를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최고기록(3시가38분45초)을 세웠던 바쿠린은 처음으로 출전한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기쁨을 누렸다.
세계기록(3시간34분14초) 보유자인 데니스 니체고로도프(31·러시아)가 3시간42분45초로 은메달을 땄다.자레드 탤런트(27·호주)가 3시간43분36초로 뒤를 이었다.
함께 출전한 김동영(31·삼성전자)은 3시간51분12초로 14위에 올랐다. 비록 10위권 내에 들지 못했지만 김동영은 개인 최고기록(3시간53분52초)를 2분40초 앞당기는 성과를 얻었다.
안나 치체로바(29·러시아)는 여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2m03을 뛰고 금메달을 수확, 블랑카 블라시치(28·크로아티아)의 세계대회 3연패를 저지했다.
치체로바는 블라시치와 같은 2m03을 넘었지만 시기에서 앞섰다. 치체로바는 1차 시기에서, 블라시치는 2차 시기에서 바를 넘었다.
2007년 오사카대회, 2009년 베를린대회에서 블라시치의 벽을 넘지 못해 연이어 은메달에 그쳤던 치체로바는 2전3기의 드라마를 쓰면서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블라시치는 허벅지 통증이 있음에도 출전을 강행했지만 여제 자리를 지키는데 실패했다.
동메달은 2m00을 넘은 안토니에타 디 마르티노(33·이탈리아)가 차지했다.
여자 100m 허들에서는 샐리 피어슨(25·호주)이 12초28을 기록해 대회기록을 갈아치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최고기록(12초36)을 세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피어슨은 이날 일리 프로그램 표지를 장식했으나 그간의 징크스를 물리치고 첫 세계대회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1987년 로마 세계대회에서 진카 자고르체바(불가리아)가 세운 대회기록(12초34)을 24년만에 갈아치웠다. 동시에 개인 최고기록(12초36)도 0.08초 앞당겼다.
다니엘레 카루더스(32·미국)와 던 하퍼(27·미국)가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둘의 기록도 12초47로 같았다. 그러나 사진 판독 결과 카루더스가 간발의 차로 앞서 은메달을 가져갔다. 하퍼는 아쉽게 동메달에 만족해야했다.
여자 1600m 계주에서는 미국대표팀이 3분18초09를 기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미국은 2007년 오사카세계대회, 2009년 베를린세계대회에 이어 여자 1600m 계주 3연패를 달성했다.
미국은 첫 번째 주자로 2009년 베를린세계대회 여자 400m 금메달리스트 사냐 리처즈 로스를 내세웠다. 리처즈가 초반부터 맨 앞으로 치고나가 첫 400m를 1위로 통과한 미국은 앨리슨 펠릭스~제시카 비어드~프란세나 매코로리로 이어지는 주자들이 단 한 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아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레이스 중반 2위로 올라선 자메이카는 3분18초71을 기록, 자메이카 기록(종전 3분19초73)을 갈아치우며 은메달을 땄다. 러시아가 3분19초36으로 3위에 올랐다.
아스벨 키프롭(22·케냐)은 남자 1500m 결승에서 3분35초69로 결승선을 통과, 강력한 경쟁자인 실라스 키플라갓(22·케냐)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던 키프롭은 2009년 베를린세계대회에서는 4위에 그쳤으나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키프롭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키플라갓이 3분35초92를 기록해 은메달을 땄다. 미국의 매튜 센트로위츠(22)가 3분36초08로 케냐 선수들의 뒤를 이었다.
남자 창던지기에서는 마티아스 데 초르도(23·독일)가 86m27을 던져 금메달을 따냈다.
2009년 베를린세계대회 우승자인 안드레아스 토르킬센(29·노르웨이)은 84m78로 은메달을 따는데 만족해야했다. 쿠바의 기예르모 마르티네스(30)이 84m30을 기록해 동메달을 가져갔다.
한국 휠체어육상 선수들은 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유병훈(39)은 남자 T53 휠체어 400m에서 세계 랭킹 1위 리차드 콜만(27·호주)에 이어 50초69를 기록,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바로 옆 4레인에서 레이스를 펼친 정동호(36)도 50초76으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여자 T54 800m에서는 강경선(29)이 2분33초18로 8명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휠체어육상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과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가 2005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부터 전시종목으로 개최하고 있다. 이번이 4번째다. 손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