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부른다.
그만큼 풍성한 수확과 결실의 계절이자 다양한 먹을거리의 계절이기도 하다.
이런 시기에 특히 조금씩 살이 찌는 아이를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부모가 많지만, 그에 비례해서 늘어나는 고민이 바로 아동비만이다.
특히 아동비만이 점점 확산되는 추세이고 아동비만으로 인해 초래되는 부작용의 심각성이 하나씩 알려지면서 살이 찌는 우리 아이들을 마냥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게 한다.
체질이 아닌 질병이라는 아동비만, 예방과 대책에 대해 알아보자.
◇아동비만, 어째서 위험한가
아동비만을 설명하자면 빠지지 않는 표현이 바로 ‘비만은 질병’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동 비만이 보건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진짜 이유는 비만 아동들이 현재 어떤 문제를 겪고 있어서가 아니라, 이들의 대부분(3분의 2 이상)이 결국 비만 성인이 되어서 일찌감치 각종 질병을 짊어지고 남은 일생을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비만한 아이의 부모가 ‘크면서 살이 저절로 빠지겠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살이 빠지기보다는 더욱더 비만하게 될 확률이 높으며, 나이가 들수록 비만에서 빠져나오기는 더 힘들어진다.
미국에서 실시된 역학조사에서도, 일곱 살 때 비만했던 어린이의 3분의 1이 결국 비만을 벗어났지만 열한 살짜리 비만아는 비만을 벗어날 확률이 절반으로 줄게 되었다.
고등학생 때까지 비만인 상태였으면 거의 예외 없이 비만한 성인이 되었다.
비만으로 유발되는 질병은 고지혈증, 고혈압 등이며, 의학계의 자료에 따르면 비만한 성인은 정상체중 성인에 비해, 당뇨병에 이환될 확률은 5배, 고혈압, 심장병, 관절염에 걸릴 확률은 2배 더 높다.
또 수면무호흡증, 손 저림, 통풍, 담석, 지방간, 불임과 월경 이상, 마취와 수술의 합병증도 비만한 사람에게 잘 나타나는 질병이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 것은 많은 비만 환자는 이중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 질병을 한꺼번에 안고 살게 된다는 것이다.
◇아동비만은 정서장애를 일으키기도
특히 비만과 정서는 상호 영향을 미치는데, 뚱뚱함으로 인해 정서 문제가 발생하고, 정서 장애 때문에 비만아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자녀가 비만아로 판정되면 아이의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사회 적응을 위한 정서 발달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체중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최근 한 병원에서 남녀 중학생 450명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체중에 따른 사회성 조사를 벌인 결과 비만 학생이 정상 체중, 저체중 청소년에 비해 사회성과 정서적인 기능, 그리고 학업 수행 분야에서 떨어질 뿐 아니라 난폭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뚱뚱하면 몸놀림이 둔해지고 신체 활동을 꺼린다.
따라서 또래 아이들은 비만한 친구를 자신들의 집단에 끼워주지 않는다.
자연 외톨이가 된 아이는 집에서 TV 시청이나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먹는 일에 집착하고, 체중은 더욱 증가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밟게 된다.
또 아이의 정서가 불안하고 우울한 경우 스트레스 해소 수단으로 과식하면서 비만아 대열에 들어간다.
힘든 상황에 직면하면 실컷 먹음으로써 포만감을 느끼고, 울적함을 일순간에 떨쳐버리는 것이다.
배불리 먹고 나면 온 몸이 나른해지면서 배가 꺼질 때까지 긴장이 일시적으로 해소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만 치료는 흔히 강조되는 식사. 운동요법뿐 아니라 상담 등을 통해 정서적인 문제도 함께 치료해야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다.
◇효과적인 비만대책은
이러한 비만이 줄어들지 않고 증가하는 것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들이 아동비만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기보다는 “보기 좋은 데 뭘 빼느냐” “키가 크면 자동적으로 빠진다”며 방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지난해에 비해 체중이 매우 급격히 증가했으면 비만을 의심해 봐야 한다. 소아 비만의 원인은 70% 이상이 너무 많이 먹고, 덜 움직이기 때문이다.
비만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끼니를 거르지 않게 한다. 끼니를 거르거나 적당히 때우게 되면 하루 동안 필요한 영양소를 채울 수 없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1 시간 이내에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를 해야 두뇌 회전이 빨라지고 인체의 대사 과정이 활기를 띠게 된다.
둘째. 지방이 많은 음식의 섭취를 줄이도록 도와야 한다.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낮은 음식을 선택해야 하는 데, 무조건 육류의 섭취를 제한하면 성장기에 꼭 필요한 단백질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지방을 제거한 살코기·생선·우유·콩과 두부 등을 많이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설탕과 소금 사용을 줄인다.
어릴 때 형성된 입맛은 평생을 간다. 설탕과 소금은 물론 조미료를 가능한 한 줄여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넷째.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저장 기간이 짧은 식품을 선택한다.
저장 기간이 길고 가공 단계가 복잡한 음식일수록 당연히 더 짜게, 더 달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식품 첨가물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다섯째. 아이가 먹는 행위 자체를 중요시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부엌을 왔다 갔다 하면서, 또는 공부를 하면서 먹지 않도록 한다. 반드시 식탁에 앉아서 먹어야 한다.
여섯째. 아이가 자신이 사랑받고 있는 존재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어린이들은 만 3∼5세가 되면 뚱뚱한 것에 대한 개념이 생긴다.
뚱뚱한 어린이들은 자신의 외모에 콤플렉스를 갖게 되고 자신감을 상실한다.
뚱뚱하거나 말랐거나 자신이 사랑받고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줘야 한다.
일곱째. 무엇보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일주일에 3∼5회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산소 소비량을 늘리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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