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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국제육상대회 좋은 평가 받는 이유는?

대구도깨비 뉴스 2011. 5. 11. 21:23

대구국제육상대회 좋은 평가 받는 이유는?

출전선수 점수·신기록 4개 경신… 경기결과 평가 높은 점수

 

 

 

ⓒ (주) 경안일보

◆2005년 1회 대회 - 게이틀린, 대구 팬들에게 첫 선
대구국제육상선수권대회는 2005년 9월 23일 대구월드컵경기장(현 대구스타디움)에서 서막을 알렸다.
그 이전에는 부산에서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열린 부산국제육상경기대회가 국내 유일의 국제육상경기대회였다.
대구는 부산에 이어 국제규모의 대회를 개최하게 된 셈이다. 1회 대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는 남자 100m에 출전한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이다. 그는 대구에 오기 전인 8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 결승에서 9초88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마이클 프레이터(자메이카)와 전 대회 우승자인 킴 콜린스(세인츠키츠네비스, 10초05)를 0.17초 차이로 여유 있게 제치고 1위로 들어왔다.
2004 아테네올림픽 남자 100m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건 게이틀린은 ‘총알 탄 사나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게이틀린은 대구국제육상선수권대회 100m에서도 1위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그러나 경기장에 모인 팬들이 기대하던 9초 대 기록 작성에는 실패했다. 게이틀린은 10초26을 기록했고 2위는 레너드 스콧(미국, 10초28)이 차지했다. 게이틀린은 초반 스타트에서 스콧에게 뒤처져 70m까지 2위로 달렸으나 마지막 30m부터 괴력의 스퍼트를 보이면서 스콧을 추월했다.
여자 100m에서 신장이 158cm로 작은 편이라 ‘땅콩 스프린터’라는 별명의 로린 윌리엄스(미국)는 11초50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쿠비바 구잘(우즈베키스탄, 11초76)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우승했다. 윌리엄스도 게이틀린과 마찬가지로 직전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에 이어 2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종목인 여자 5000m에서 당시 세계 최강자로 꼽히던 에티오피아의 디바바 자매가 눈에 띄었다. 동생인 티루네시 디바바와 언니인 에제가예후 디바바는 각각 16분30초57과 16분32초42의 기록으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이은정(삼성전자)은 16분37초97로 3위에 올랐다.
또한 여자 100m 허들에서는 이연경이 13초61을 기록하면서 1위를 차지한 올레나 크라소브스카(우크라이나, 13초52)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연경은 1회 대회에서 국내선수로는 트랙 부문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주인공이 됐다.

◆2006년2회 대회 - 게이틀린의 빈자리 이신바예바가 메우다
1회 대회 남자 100m에서 우승을 차지한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에게 2006년은 시련의 한 해였다. 그는 대구 대회가 열리기 전인 5월에 일본 오사카 그랑프리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수퍼투어대회에서 각각 9초95와 9초76을 기록하면서 주가를 올렸다. 그러나 게이틀린은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 판정을 받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 때문에 게이틀린은 대구국제육상대회 참가가 무산됐다.
게이틀린의 빈자리는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던 ‘미녀새’ 엘레나 이산바예바(러시아)가 메웠다. 2004 아테네올림픽과 2005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이신바예바는 9월 28일 열린 대회에서 4m70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명성을 증명했다. 1회 대회 같은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한 에이프릴 스테이너(미국)의 기록인 4m21과 큰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인 기량을 보였다.
이신바예바는 이때부터 2009년 5회 대회까지 4연속 참가, 모두 1위에 올라 장대높이뛰기의 일인자임을 증명했다. 이신바예바와 함께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110m 허들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황색탄환’ 류시앙(중국)이다. 류시앙의 대회 참가 결정은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는 13초14의 기록으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자신의 존재를 과시했다.
2006년 대회에서는 국내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여자 멀리뛰기에서는 정순옥이 1위에 올랐다. 그는 6m68을 기록하면서 우승자가 됐다. 전년 대회에서 6m36을 작성해 마리스텔라 토레스(필리핀, 이상 6m57)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아쉬움을 덜어냈다.

◆2007년 3회 대회 - 이신바예바, 5m의 벽을 넘을까
3회 대회를 맞는 대구국제육상대회는 참가국 숫자가 1, 2회 대회와 견줘 좀 더 늘어났다. 1, 2회 대회 때는 개최국 한국을 포함해 모두 19개국이었다. 3회 대회는 이보다 좀 더 늘어난 25개국이었고 9월이 아닌 10월에 처음 대회가 치러졌다. 이번 대회의 초점은 전 대회 장대높이뛰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엘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에게 맞춰졌다. 그는 대구 대회 참가를 앞두고 일찌감치 기록 도전에 대해 공언을 했다.
당시 이신바예바의 개인 최고 기록은 5m1이었다. 그는 10월 3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1차시기를 참가한 다른 선수들과 달리 더 높은 4m65로 신청하면서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했다. 이신바예바는 4m65에 걸린 바를 가볍게 뛰어 넘었고 이어진 2차시기에서 4m80을 넘었다. 그는 4m93으로 높이를 크게 올리면서 기록 경신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이신바예바는 결국 세 차례 시도에서 이 높이를 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신바예바와 함께 2년 연속 대회에 참가한 류시앙(중국)은 하마터면 준우승에 그칠 뻔 했다. 그는 110m 남자 허들에서 시동펭(중국)에게 간발의 차로 앞서면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류시앙은 레이스 막판까지 시동펭의 추격에 고전했으나 마지막 허들을 넘은 다음 스퍼트에서 힘을 내 13초20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마지막까지 류시앙과 1위를 다툰 시동펭은 13초21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남자 100m에선 200m가 주 종목인 월러스 스피어맨(미국)이 10초1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마이클 프레이터(자메이카)가 10초18로 2위를 차지했다. 한편 대회 참가 선수들 중에서 개인 최고 기록이 9초85로 유일하게 9초대 기록을 갖고 있던 오루소지(나이지리아)는 10초29라는 다소 부진한 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스피어맨은 100m에 앞서 열린 200m에서도 19초88을 기록하면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2위를 차지한 크리스토퍼 윌리엄스(자메이카)를 여유 있게 제치고 대회 2관왕에 올랐다.

◆2008년 4회 대회 - 번게이 4연패 달성, 한국 신기록 풍년
남자 800m에 출전한 윌프레드 번게이(케냐)는 9월 25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800m에서 1분47초02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원년 대회인 2005년부터 참가해 800m에서 4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번게이는 대회 직전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800m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대구 대회에서 저스티스 코에치에게 0.03초차로 앞섰다. 번게이의 이날 기록은 2005년 자신이 작성한 1분47초02의 기록을 0.38초 앞당기는 대회 신기록이다. 남자 100m에선 이번에도 9초 대 기록 달성이 미뤄졌다. 네스타 카터(자메이카)가 10초08로 우승했으나 대회 최고 기록에 만족해야 했다.
또한 3연속 대회에 참가한 엘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는 세계기록 경신에 실패했으나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4m60의 기록으로 3연속 1위 자리를 지켰고 여자 멀리뛰기의 타티아나 레베데바도 6m65의 기록으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2008년 대회에서 무엇보다 국내선수들의 한국 신기록 작성이 눈에 띄었다.
이정준은 남자 110m 허들에서 13초53을 기록하면서 라이언 윌슨(미국, 이상 13초50)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정준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기록한 한국 기록인 13초55를 0.02초 단축시키면서 새 기록을 작성했다. 이정준의 110m 허들 2위는 국내 선수들 중 트랙 부문에서 가장 앞선 순위다.

◆2009년 5회 대회 - 볼트 없는 남자 100m 게이가 우승
2009년 대회는 2008 아테네올림픽 남자 100m에서 세계기록(9초58)을 작성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참가여부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볼트는 결국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남자 100m는 김이 빠진 모양새가 됐다. 그러나 9월 25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100m 경기에선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고대하던 9초대 기록이 나왔다. 볼트가 빠진 가운데 2인자 대결로 좁혀진 경기에서 타이슨 게이(미국)가 9초94의 기록으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해 우승을 차지했다. 볼트의 경쟁자 중 한 명인 아사파 포웰(자메이카)도 게이와 견줘 0.04초 뒤진 10초00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두 선수의 맞대결은 2009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에서 볼트에 이어 나란히 2, 3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전년 대회 1위를 차지한 네스타 카터(자메이카)는 10초15의 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남자 100m에서 한국기록 경신 가능성으로 기대를 모은 임희남은 10초69를 기록하면서 새 기록 작성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김국영과 조규원도 각각 10초75, 10초84를 기록하면서 하위권으로 순위가 밀렸다.
대구 대회에 앞선 8월에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부진을 보이면서 순위권에 들지 못한 엘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는 4m60을 넘으면서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이신바예바가 부진했던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던 모니카 피렉(폴란드)은 첫 시도에서 4m50을 가볍게 넘었으나 4m60을 세 차례 시도 끝에 모두 실패해 2위에 그쳤다. 여자 멀리뛰기에서는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타티아나 레베데바(러시아)가 6m78의 기록으로 대회 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국내선수로는 정순옥이 6m52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했다. 여자 창던지기에서도 국내 선수가 입상권에 들었다. 김경애는 57m17을 기록했다.
남자 창던지기에선 기대주로 꼽힌 박재명이 4차 시기에서 77m57을 던져 입상권 진입에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79m38을 기록한 마이클 헤즐(미국)에게 뒤져 아쉽게 4위에 올랐다. 티무 윌칼라(핀란드)가 마크 프랭크(독일)이 각각 86m95, 81m86으로 남자 창던지기 부문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남자 800m에서는 막판 역전극이 나왔다.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유수프 사드 카멜(바레인)은 결승선을 10m 남겨 둘 때까지 알리 벨랄 만술(바레인)에게 뒤처졌다. 그러나 카멜은 이때부터 추격을 시작해 1분45초10의 기록으로 만술을 제치고 우승했다. 만술은 1분45초29로 2위를 차지했다.

◆2010년 6회 대회 -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달구벌을 달리다
2010년 대회는 이전 대회와 여러 가지 면에서 바뀌었다.
대구국제육상대회는 지난 2006년 대구시가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지로 확정되면서 세계선수권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으로 자리 잡았는데 2010년 대회부터 그 성격이 한층 더 높아졌다. 또한 세계육상경기연맹(IAAF)의 대회 개편에 따라 그랑프리 대회로 지위가 높아졌다. 이 때문에 대회 일정이 5월로 바뀌었고 중국 상하이, 일본 오사카 대회와 함께 아시아투어 형식으로 치러지게 됐다.
2010년 대회의 최대 관심은 남자 100m 세계 기록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출전에 모아졌다. 볼트는 5월 1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100m 경기에서 9초86의 기록으로 여유 있게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볼트는 대국육상대회가 2010년 100m경기의 첫 출전이었다. 자신의 최고 기록에는 못 미쳤으나 지난 대회에서 타이슨 게이(미국)가 작성한 9초94의 대회 기록을 경신했고 2위를 차지한 마이클 프레이터(자메이카, 이상 10초48)와 0.62초 차이가 났다.
한국기록 작성 여부로 관심이 모아졌으나 여호수아가 10초48, 임희남이 10초59, 김국영은 10초74로 각각 7~9위에 그쳤다. 여자 100m에서는 2007, 2008년 대회에서 로린 윌리엄스(미국)에게 밀려 2연속 2위를 차지했던 카멜리타 지터(미국)가 11초00의 기록으로 2009년 대회에 이어 2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지터는 2009년 작성한 대회 최고 기록인 10초83 경신에는 실패했다.
남자 110m 허들에서는 데이비드 올리버(미국)가 13초12를 기록하면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국내외를 통틀어 처음으로 3D 입체영상으로 중계가 제작돼 방송 전파를 탔다.
IAAF의 공식 방송 배급권자인 는 대회가 끝난 뒤 자료를 통해 18개국에 대회가 중계(13개국은 생방송, 5개국은 녹화방송)됐다고 발표했다. 해외 가시청 가구수를 따질 경우 1억6000만 가구를 넘어 선 것으로 나타났다. 11개국 4110만 가구에 중계된 2009년 대회와 견줘 이번 대회는 중계국가가 7개국이나 더 늘어났고 가시청 가구수도 약 3배 가까이 늘어난 셈. 지역적으로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 중동 등 아시아지역과 프랑스, 러시아, 스웨덴 등 유럽지역 그리고 남아프리카 공화국, 브라질 등이 중계방송을 내보냈다.
또한 2010년 대회는 IAAF가 주관한 239개 대회 중 전체 13위로 평가 받았다. 이는 상위 5%에 포함된 것으로, 대구국제육상대회의 높은 위상을 반영했다. 이 순위는 각 대회의 최고 기록 달성 종목, 출전선수 세계 순위 등을 점수로 환산해 종합 평가한 것이다.
대구대회가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볼트(남자 100m), 지터(여자 100m) 외에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여자 100m), 다이론 로블레스(남자 110m 허들) 등 특급 스타 선수들이 대거 참가해 출전선수 수준 점수를 많이 받았고 볼트가 100m에서 9초86을 기록하는 등 대회 신기록이 4개가 작성돼 경기 결과에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손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