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은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했다. 퇴보했다는 느낌마저 줬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4일 남자 400m 계주를 끝으로 9일간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가운데 한국은 개최국임에도 단 1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개최국의 이점을 살려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첫 메달을 기대했지만 끝내 희소식은 없었고 야심차게 준비했던 ‘10-10(10개 종목 10위권 진입) 프로젝트’도 실패로 끝났다.
이로써 대구대회는 개최국이 단 1개의 메달도 획득하지 못한 3번째 대회로 남았다. 스웨덴은 1995년 예테보리대회에서, 캐나다는 2001년 에드먼턴대회에서 메달을 못 땄다. 메달 획득은 제쳐두더라도 한국 육상의 현주소는 실망에 가까웠다. 당초 10개 종목에서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했지만 2명에 불과했다.
모두 경보에서 나왔다. 남자 경보 20km의 김현섭(26·삼성전자)이 6위에 올랐고 남자 경보 50km의 박칠성(29·국군체육부대)이 7위에 올랐다. 특히 박칠성은 3시간47분13초로 한국기록을 새로 썼다.
경보를 제외하면 오히려 퇴보한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까지 준다. 기대를 모았던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최윤희(25·SH공사)는 올해 6월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4m40)에 타이를 이루는데 만족했고 남자 100m의 김국영(20·안양시청), 남자 110m 허들의 박태경(31·광주시청)도 기대이하였다.
2007년 오사카대회에서 톱10 진입에 성공한 전적이 있어 컨디션에 따라 메달까지 기대했던 김덕현(26·광주시청)은 남자 멀리뛰기 결승을 앞두고 세단뛰기 예선에서 발목을 다쳐 필드를 밟지도 못했다.
메달 집계에서는 빠지지만 2007년 오사카대회에서 번외경기인 남자 마라톤 단체전에서 2위에 오른 것을 기억하면 더 못했다.
한국기록이 5개 나온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최윤희와 박칠성을 비롯해 김건우(31·문경시청)가 10종경기에서 7,860점을 얻어 한국기록을 작성했다. 남자 400m 계주, 1600m 계주도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의 선전이 한국을 더욱 초라하게 했다. 중국은 육상 강국들 틈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목에 걸었고 일본은 금메달 1개를 땄다.
2009년 베를린대회까지 중국은 통산 금메달 9개, 은메달 8개, 동메달 10개를 따내 집계에서 17위에 올랐고 일본은 금메달 3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1개를 따 35위에 랭크했다. 한국보다 몇 십 보 앞에 있다.
국제대회에서 개최국의 이점은 넘친다. 시차 걱정을 할 필요가 없고 운동장이나 환경 등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된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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